앤디스 칼럼 퀴즈를 통해 배우다. (2)- 수면의 눈부심 현상 방지

앤디스 칼럼 <57> : 퀴즈를 통해 배우다. (2)

자연스럽게 문제의 핵심은 ‘수면의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것으로 초점이 맞추어졌다.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던 문제의 핵심은 단 하나의 힌트를 통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문제가 생길 경우에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 눈부심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쉬운 해결책은 그 원인이 되는 것과의 물리적인 분리가 될 수 있다. 블라인드를 설치한다든지, 혹은 선글라스를 쓴다든지, 병풍을 치는 것과 같은 발상들이다.

하지만 조경가로서의 문제 해결 방식은 사뭇 달라야 한다는 것이 교수님이 진정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장점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단점을 보완시킬 방법이 있다면 그 해결방안이 조금 복잡하고 어려워지더라도 궁리를 해볼 필요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호수에 연(수생식물, 연꽃)을 심어 눈부심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조형물이나 시설물을 수면 위에 띄워 눈부심을 방지합니다.”

수면의 눈부심 현상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은 여전히 물리적인 분리에 대한 일반적인 해결책 이외에는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이때, 결정적인 힌트 하나가 추가로 주어졌다.

“여러분, 넓은 호수 전체에 연(수생식물)을 심게 된다면 수면(물)이 주는 아름답고 특이한 풍경 대신 연중 내내 초록의 식물로 덥힌 넓은 평지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조형물이나 시설물 등으로 수면을 덮는 것도 수경(물이 주는 특수한 경치)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하지 않겠지만, 무엇보다 호수가 주는 특유의 훌륭한 경치를 망쳐버리는 결과를 만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접근법을 이용하였습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법들을 이용하였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문제는 수면을 찰랑거리게 하여서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찰랑거리는 수면 역시 눈부심 현상은 있었으나 비교적 주민이 참을 만한 정도의 눈부심이었습니다. 더구나 하루 중, 일정 시간에만 느끼는 불편함이었기 때문에 찰랑대는 수면으로도 그 불편함을 급격히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찰랑거리는 수면은 보석처럼 빛나는 것 같은 새로운 경관을 이끌어 내어 주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문제의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의 해결 방법은 수면을 찰랑거리게 하여 눈부심 현상을 완화 시켜 준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어떻게’ 전문가들은 수면을 찰랑거리게 하였을지를 역으로 추측해 보십시오. 결과적인 문제 해결 방식은 알게 되었으나 어떻게 수면을 찰랑거리게 하였을지는 궁금하지 않습니까?”

학생들 일부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면을 찰랑대게 만든 전문가들의 해결방안에 동의를 표하는 듯하면서도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모터를 이용해 수면에 웨이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내어놓은 대부분의 추측은 임의로 물결을 만드는 데 집중되었다. 특정시간 특정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란 모터와 타이머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쉬운 방법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실제 전문가들은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답니다.”

친환경적으로 물결을 일으켰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특정 시간에 맞춰 수면에 움직임을 가해야 하는데 동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게다가 친환경적으로?

“물론 여러분이 이곳 강의실에 앉아 문제에 다각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실망하지는 마세요.”

“이즈음에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줘야겠네요. 해답은 바로 ‘바람’이었답니다. 이 지역은 유난히 바람이 불지 않는 지역이었습니다. 호수 반대편에 있는 커다란 숲이 바람을 막는 병풍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바람이 없는 호수의 수면은 마치 거울과 같이 눈부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자연적인 특수성에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았답니다. 불지 않던 바람을 다시 일으킴으로써 말입니다.”

 (다음 주에 계속…)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