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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미학 입문서 – ‘풍경에 다가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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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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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26> : 풍경미학 입문서 – ‘풍경에 다가서기’



무슨 난데없는 책 소개?



저가 강영조는 필자에게 가장 강렬한 ‘사상(?)’을 심어준 대학 시절 교수님이다. 세상을 보는 눈을 다르게 만들어 주셨고, 달리 보이는 세상과 함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일종의 ‘조경철학’을 심어주신 분이다.

어찌 보면 그동안 지면을 통해 필자가 떠들어댔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그 시절 그곳에서부터 시작된 것지도 모른다. 내 생각인 것 마냥 떠들어댔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그분의 영향력이 묻어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풍경에 다가서기’



이 책은 필자가 졸업한 후 한참 뒤에 교수님이 출간하신 책인데 강의 동안 무한한 상상력에 날개를 붙여주셨던 그 이야기들이 함축되어있는 책이었다. 말로 늘어놓은 이야기가 아니라 글로 옮겨놓은 이야기들이라 다소 일반인들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한… 그래서 약간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를 만한 소재일 수도 있지만, 그분의 가르침을 받은 필자로서는 다시 한번 그 가르침들-엄격하게 말하자면 가르침이라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다시 되짚어 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풍경(風景)이란 한자어를 그대로 보면 바람과 경치다.



경치야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바람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풍경이란 그런 것이다. 시각적인 것 뿐 아니라 오감이, 육감이 다같이 작용해서 어떤 기분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이 풍경이다.



오감과 육감이 어우러져 생각이 이루어지고 감정을 이끌어낸다. 조경가는 그 오감과 육감을 적절해 잘 배치해 생각을 이끌어내고 필요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조율가이다.



위의 생각들은 책에 나와있는 말들이 아는 필자의 생각이지만 누군가 이 책을 읽어본다면 필자의 생각들이 시작된 부분이 어디쯤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두 학기에 걸친 조경미학 강의 시간 동안 필자는 각각 두 개의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했었는데 ‘야간 경관의 미학’과 ‘공업 경관의 미학’ 두 가지였다.



이 두 보고서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가 있다. 다른 보고서나 작품들처럼 자료를 찾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부터 특징과 법칙을 찾아내는 아주 색다른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야간 경관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 내가 한 가장 많은 행동은 야간 경관을 가서 보고 사진을 찍어와 다시 보고 생각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한 것이고. 공업 경관의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서도 내가 한 가장 많은 행동은 가서 보고, 사진 찍어와 또 보고, 또 가보고 하면서 그 느낌들의 공통점들을 찾아나간 것이었다.



보잘것없는 한 학기 동안의 보고서들이었지만 어디에서도 없는 내 생각들을 정리한 작업의 결과였기에 더욱 소중했던 경험이었다. 감히 말한다. 그 경험은 누군가가 정의해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찾아가는 진정한 ‘학문’의 첫 걸음이었다고.



약간은 엉뚱하기도 하고 괴상하기도 한 생각들을 많이 가지신 분이었다. 지구가 둥글다고 말했던 그 어떤 최초인이 그렇게 느껴졌을 것처럼 세상을 보는 새로운 생각을 가진 그 분의 모습도 때론 그렇게 보이기도 했다.



“나무를 가장 잘 못 타는 원숭이가 아마 인간이 되었을 거에요.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들은 제 멋에 신 나 계속 열심히 나무만 탔겠지요. 하지만 나무타기에 소질이 없는 원숭이 가운데 하나가 걷기를 시작했을지도 몰라요. 그 원숭이가 사람이 되었을지도…”



감히 필자는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 딛는 인간 원숭이가 되고자 한다.

창작의 과정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과정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 ‘창작하기’의 기초를 그 시절 그분의 ‘조경미학’ 강의에서 배웠던 것 같다.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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