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스칼럼 세덤(SEDUM) 이야기

앤디스칼럼 <27>: 세덤(SEDUM) 이야기



한국에서는 ‘세덤(SEDUM)’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어발음으로는 ‘씨덤’이라고 부른다.

주로 지피식물(GROUND COVER)용으로 사용된다. 400종이 넘는 아주 많은 종이 있다고 하지만 밴쿠버 지역에서 실외용으로 사용되는 종류로는 대략 수십 종이 사용되고 있다.

필자가 이 세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0년 봄이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재배하는 농가도 없던 시기였다. 녹지 면적률이 낮은 한국의 조경 사정상 옥상정원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세덤이라는 식물이 옥상조경용으로 아주 탁월한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한참 연구단계에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고 보면 참 짧은 시간에 널리 알려진 식물이다.

지금은 세덤 농장을 운영하며 옥상조경 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의 대학 동기를 통해 처음 세덤을 접하게 되었는데. 필자는 세덤을 보자마자 그 기능적, 심미적인 매력에 바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만한 매력이 있는 식물이다.

대부분의 세덤류는 내한성(저온에서 견뎌내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밖에 내어두면 기온이 낮아질 때 같이 녹아 버리면서 죽어버린다. 선인장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선인장도 같은 다육식물이니 세덤과는 먼 친척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세덤은 실내용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내한성이 강한 몇몇 종은 실외에서 아주 훌륭한 조경재료가 되어준다. 실외용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세덤류는 잎이 작고 키가 작은 종류가 많다.

세덤의 장점을 말해보자면,

첫째, 물주기에 민감하지 않다.

관리가 편하다는 말이다. 화분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할 경우에는 물을 주지 않아도 이슬과 비만으로도 견딜 수 있는 종류가 많다. 화분에서 재배할 때도 다른 화초에 비해서는 내건성이 매우 강하다. 선인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둘째, 번식이 쉽고 빠르다.

번식하는 속도가 아주 빨라 말 그대로 그라운드를 커버하는 데 속도가 빠르다. 뿌리를 심어 주지 않고 잎만 뜯어내 던져두어도 잎과 줄기 사이에서 가느다란 실 같은 뿌리들이 나와 자리 잡는다. 잎만 뜯어 뿌려두는 것만으로도 번식준비 끝.

셋째, 에버그린이다.

그라운드 커버의 주요 조건의 하나가 겨울철에도 푸름을 간직할 수 있는 상록조건이다. 세덤은 상록식물이다. 한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는 한 푸름을 간직한다.

넷째, 필요 심토가 낮다.

식물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흙의 깊이를 필요 심토라고 한다. 필요 심토가 낮다는 말은 “흙이 많지 않아도…” 라고 이해해도 좋다.

다섯째, 질감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있다.

종류에 따른 이색적이고 다양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세덤은 별모양의 작은 꽃이 핀다. 자세히 들여봐야 보일 정도의 작은 꽃이지만 마이크로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꽃이다.

하지만 세덤을 사용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 세덤은 햇볕을 좋아한다.

볕이 약한 음지에서는 잘 생장하지 못한다.

둘째, 종류에 따른 내한성 차이가 크다.

내한성 차이란 추위에서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종류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구입시 꼭 온도조건을 확인한 뒤에 적절한 장소에서 사용하기를 권한다.

셋째, 공중습도에 약하다.

내건성은 강하지만 내습성은 약하다. 특히 공중습도에 약하다. 한국에서는 많은 종류의 세덤이 주로 장마철에 웃자랐다가 장마 후 강한 볕에 녹아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 많은 겨울에도 공중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이곳 밴쿠버의 환경은 세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조건이다.

넷째, 답압에 약하다.

잎과 줄기의 육질이 물러 밟으면 눌러 터진다. 물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잦은 답압에는 견뎌내지 못한다. 따라서 자주 밟고 다니는 곳이 아닌 곳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몇 해 전만 해도 밴쿠버 근교에서 볼 수 있는 세덤의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필자도 처음 보는 종류들이 속속들이 재배되어 판매되고 있다. 분명 각광받는 기대주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보인다.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