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스 칼럼 견적, 컨설팅 그리고 디자인.

앤디스 칼럼 <51> : 견적, 컨설팅 그리고 디자인.



‘견적을 받고 싶습니다. 한번 오셔서 견적 내어 주실 수 있으시죠?’



견적 문의가 들어오면 현장 작업의 특성상 현장을 꼭 방문해야 한다. 같은 공정일지라도 현장의 여건에 따라 공사비의 산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장을 방문하고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는 등의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업체는 ‘무료 견적’을 제공하고 있다. 업체에는 잠정적인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며 고객에게는 여러 가지를 비교 선택할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대부분 고객들은 두세 업체 이상의 견적을 동시에 받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견적과 컨설팅과 디자인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으니 이번 글에서는 이 각 과정의 차이를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보자.



‘이곳에 이만한 크기의 파티오(Patio)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곳에서 이곳을 잇는 보행로가 필요합니다.’

‘화단 잡초관리가 너무 힘들어요. 멀칭(Mulching)을 하고 싶은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이 옹벽과 블록포장을 고치거나 확장하는 데는 얼마가 듭니까? 비용을 줄일만한 적당한 방법은 없을까요?’

‘펜스가 오래되어서 새것으로 바꿔야 해요. 어떤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각 비용이 어느 정도 되나요?’

이런 종류의 문의일 경우는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덧붙여 간단히 견적금액을 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질문이 다음과 같다면 이야기는 더욱 복잡하고 길어질 수밖에 없다.

‘뭔가 새로 꾸미고 싶은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디어가 없어요. 전문가시니까 아이디어 좀 내어 주세요.’

‘돈 많이 안 들이고 멋진 그런 정원 없을까요? 몇 개의 디자인을 추천해주신다면 도움이 되겠는데요. 그리고 돈은 얼마나 들까요?’



전자와 같은 질문일 경우는 전문가로서의 조언도 비교적 간단하며 몇 가지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공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견적금액을 산정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후자와 같은 질문이 시작되면 그 질문에 적당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질문과 답이 주고 받아져야 한다. 실로 수많은(정말로 수 많은… 하얀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려는 것과 비슷한…) 아이디어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이 뒤따라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단계면 ‘컨설팅’이 필요한 단계다. 물론 ‘견적’과 ‘컨설팅’의 구분이 애매하긴 하다. 많은 업체가 견적 시,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은 주로 지적재산권을 가진 대부분 업종에서처럼 시간당으로 비용 산정한다. 무료가 아닌 셈이다. 바꾸어보

자면 전문성을 인정받고 경험과 지식으로부터 얻는 이득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가 않을 때 바로 이 ‘컨설팅’ 작업이 진행된다. 물론 그만한 결과가 있어야 고객도 만족스러운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고객 역시 아무에게나 ‘컨설팅’을 의뢰하지는 않는다.



‘컨설팅’은 일의 방향을 잡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종의 정보라고 말할 수 있다. 비교적 이 작업은 서로간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컨설팅’이 도움이 되었다면 구체적인 ‘디자인’이 필요한 단계로 이른다.



‘디자인’ 작업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이다. 당연히 노력과 시간은 ‘컨설팅’에 비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디자인’ 소위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다시 앞의 단계로 돌아가 ‘무료견적’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런 일을 하는 업체만 찾으면 되는 일이다.



대부분의 간단하고 작은 일에는 견적과 컨설팅, 디자인 작업이 같이 이루어질 경우가 많다. 무너진 담장을 고치는데 견적 따로, 컨설팅 따로, 디자인 따로 비용을 지불할 고객은 없다. 간단한 아이디어와 함께 도면도 첨부할 수 있고 견적가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계획의 규모가 커질수록 견적, 컨설팅, 디자인 과정은 보다 중요해진다. 시작의 역할이 그만큼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 과정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규모가 큰 일일수록, 중요한 일일수록, 이 과정을 통해 얻는 이점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