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스칼럼 퀴즈를 통해 배우다.(3)

앤디스칼럼 <58> : 퀴즈를 통해 배우다.(3)



해가 지는 늦은 오후에 호수에 반사되는 눈 부신 햇살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전문가들은 바람이 없는 호수에 바람을 일으켜 수면을 찰랑거리게 만듦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바람이 없는 호수에 어떻게 바람을 만들어 놓았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한참 토의를 한 후 교수님은 이야기의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변환경을 조사한 결과 타 지역보다 특히나 바람이 적은 이유를 호수 반대편의 큰 숲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숲의 나무를 다 베어버리면 바람이 불어올까요? 바람을 만들기 위해 숲을 모두 없애버린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주변 지역 바람 정도의 약한 세기로는 눈부심 현상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초점을 둔 것은 바로 바람의 힘을 키우고 특정 지역(호수)쪽으로 바람을 유도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모든 일을 친환경적이고도 경제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먼저 전문가들은 ‘골바람’ 현상을 이용해 비교적 약한 바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호수 반대편 숲의 나무를 부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사전에 철저하게 바람이 부는 방향이나 시간 등 여러 환경적인 조건을 조사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유추한 후 실시한 작업입니다. 바람이 골짜기를 통하며 일정방향으로 바람의 세기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골바람’ 현상을 응용하여 숲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중간 중간 베어진 나무들의 골짜기 사이로 유도합니다. 바람의 세기는 점점 더 강해지고 그 바람은 나무의 골짜기를 따라 결국 호수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람은 평소보다 더 강해져서 호수의 수면을 찰랑거리게 합니다. 나무가 베어진 곳은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책로로 이용되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주민들이 자연을 거닐 수 있는 좋은 공원이 조성된 것입니다.”

그날의 강의는 20년을 더 넘긴 오늘에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이후, 나는 조경인으로서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 시선에 관한 강한 다음과 같은 강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라.

당면한 문제 하나만을 해결하기 위해 급급하다 보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둘째, 여러 분야의 이용 가능한 정보를 파악하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좋다. 이용 가능한 정보가 어떤 것이 있는지 폭 넓은 검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내가 아는 정보만이 가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누가 옳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이 옳은가가 중요하다. 항상 배우는 자세. 그리고 정보를 찾아 나서는데 서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쉬운 해결책 보다는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라.

한 번 더 고민하고, 한 번 더 생각해서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고만 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넷째, 친환경적이고 자연보전적인 사고를 가져라.

인간은 자연과 공존한다. 자연을 그대로 보존(保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 꼭 이용해야 한다면 후세에 보전(保全)하기 위한 자세가 필요하다. 자연을 거스르는 방법이 좋은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섯째,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함에서 다른 보너스가 여럿 생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눈부심 현상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선선한 바람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주민이 숲을 거닐 수 있는 자연 공원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친환경적인 방법임과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은 해결책인 것이다.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 일석사조의 해결책이 있다면 더욱 더 좋을 것이 아닌가.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