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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한국학, 이대로 둘 수 없다”… 한인사회, 한국어 교육 활성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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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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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킹 교수 초청 오찬 간담회 열려
한국학 지원 재단·장학금·정부 협력 필요성 제기



지난 4월 27일 월요일 낮 12시, 버나비 비원에서 장민우 재향군인회 회장과 장영재 부총영사를 비롯한 한인사회 주요 인사 20여 명이 모여 UBC 한국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UBC 아시아학과에서 한국어·한국학을 가르치는 로스 킹(Ross King) 교수가 초청돼, UBC 내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의 현실을 설명하고 한인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모임은 한글과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밴쿠버 한인사회가 UBC 한국학 프로그램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참석자들은 한류와 K-팝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대학 내 한국학 교육을 뒷받침할 재정적·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로스 킹 교수는 이날 UBC 한국학연구소의 구조와 예산 현실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한국학연구소가 직접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독립적인 수업 운영이나 학생 모집 기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소 운영은 기금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6만 달러 수준의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금액으로는 조교 고용, 초청 강연, 대학원생 장학금, 소규모 연구비 지원 정도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킹 교수는 실제 한국어와 한국학 교육의 중심은 UBC 아시아학과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시아학과에는 한국문학, 한국사, 한국어 교육 등을 담당하는 교수진과 강사진이 있으나, 일부 교수들의 은퇴가 예정돼 있어 후임 교수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UBC를 포함한 캐나다 대학들이 유학생 감소와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학 분야의 교수직 유지와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어 프로그램과 관련해, 내년부터 한국계 1.5세와 2세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한국어 과목들이 개설될 예정이라는 긍정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그동안 UBC 한국어 수업은 주로 비한국계 학습자를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새로 합류한 한국어 교육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국계 학생들을 위한 별도 교육 과정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킹 교수는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한국학 전공자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 수업을 듣지만, 한국학을 전공한 뒤 진로가 뚜렷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학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학이나 중국학에 비해 한국학은 장학금, 교환학생 지원, 대학원생 연구 지원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인사회 차원의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UBC 한국학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후원재단 설립을 제안했다. 개인과 단체가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장학금이나 연구비,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한국 정부 기관, 총영사관, 교육 관련 단체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지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간담회에서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한인사회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있게 오갔다. 참석자들은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지금, 해외 한인사회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지키고 확산하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킹 교수는 다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어를 단순히 ‘수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문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한글의 우수성 때문만이 아니라 한국문화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모임은 UBC 한국학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한인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힘을 보탤 수 있을지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참석자들은 향후 로스 킹 교수와 UBC 관계자들을 다시 초청해 보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후원재단 설립 가능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UBC 한국학은 밴쿠버 한인사회와 깊은 관련을 가진 중요한 교육 자산이다. 이번 간담회는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이 단지 대학 안의 문제가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할 미래 세대의 과제임을 확인한 자리였다.

에리카 news@koreanr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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