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가든 앤디스칼럼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작성자 정보 작성자 KREW 작성일 2015.09.06 15:29 컨텐츠 정보 조회 7,319 목록 글쓰기 게시물 옵션 글검색 본문 앤디스칼럼 <28> :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中) 요즘 ‘나는 가수다.’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빨려드는 흡입력이 강하고 그 어느 음악방송보다 집중해서 노래를 듣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누구 노래 못하는 사람이 없고 어느 노래 하나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매회 내 마음에서 오랫동안 요동치며 감정을 끌어올리는 그런 노래가 있다. 나만의 지난 기억 어딘가로 이끌어 주는 그런 노래가 있다. 흔히 지난 시절의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와 함께 남아있는 추억을 꺼내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노래가 더욱 맘속에 다가와 닿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추억은 하나의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스쳐 가는 바람의 기억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될 수도 있다. 때론 어머니가 끓여주신 진한 청국장의 맛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살을 에는 추위와 고독과 같은 기분일 때도 있는 법이다. 이렇듯 ‘느낀다’는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일지 모른다. 보고, 듣는 것뿐 아니라 냄새 맡고, 만져보고, 맛보는 모든 행위의 결과로 인한 해석은 개인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우리가 ‘보기 좋다.’ ‘예쁘다.’ 또는 ‘추하다.’고 정의하는 것의 대부분 것들에도 이 개인적인 해석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다만 같은 사람으로서 공유하는 생활과 문화, 사상 등의 이유로 그 해석이 비슷하게 흘러가게 되며 그래서 그 가운데 많은 사람이 다 같이 인정하는 해석의 범위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인정할만한 해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들이 비슷하긴 해도 같을 수는 없다. 각자의 스토리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며 남은 추억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로 남아있는 게 있다. 때론 의미 없는 물건에 이름 하나 붙이는 것에서부터 의미가 생겨나기도 한다. 우리네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어 부여하는 작업이 많아질수록 그 삶은 더욱 풍성해지는 법이다. 의미 있는 사람, 의미 있는 장소, 의미 있는 음악, 의미 있는 그림, 의미 있는 물건과 같이 나에게 특별한 무엇인가가 많아질 때 나의 삶은 풍성해진다. 산야에 흩어져 흔히 볼 수 있는 무수한 ‘잡초’들도 그만의 아름다움이 발견되면 더 이상 ‘잡초’가 아니라 ‘야생화’가 된다. 그리고 수많은 ‘야생화’ 중에서도 내 정원에 정성껏 옮겨 심어진 ‘야생화’ 하나는 더 이상 그냥 ‘야생화’가 아닌 ‘나의 꽃’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정원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 정원이다. 그런 정원을 가지고 싶다면, 아직 가져보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정원에 나만의 ‘의미’를 심어보는 건 어떨까?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때론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작은 화병 하나도 나만의 ‘의미’를 넣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한쪽에 내가 직접 돌아다니며 찾은 작은 소품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그 과정을 담은 기억과 함께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누군가가 대신 사놓아 둔 소품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어린왕자의 장미꽃처럼. 이야기가 많은 정원은 아름답다. 처음엔 그저 그런 정원처럼 보이다가도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달라져 보이기도 한다. 이야기를 알게 되고 공감할수록, 정원의 의미를 찾아갈수록 점점 아름다워지는 그런 정원이 있다.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해도, 값비싼 소품들이 놓여 있지 않아도, 이런 이야기가 풍성한 정원은 늘 아름답다. 이야기가 많은 가정이 화목하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모임이 즐거운 법이다. 정원에 이야기를 만들어 넣어보자. 작은 꽃나무 하나이거나 씨앗이라도 좋다. 이름 지어준 작은 돌멩이 하나라도 상관없다. 솜씨 없이 많든 탁자 하나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 질 수도 있다. 당신의 정원 여기저기에 소곤대는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시끌벅적해지길 바란다. 그렇게 될수록 당신의 정원은 더 소중해질 것이기에...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SNS 공유 관련자료 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글쓰기 게시물 옵션 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