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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밴쿠버 어느 조경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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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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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29> : 밴쿠버 어느 조경인의 꿈.



한 달쯤 전인가. 일을 거의 마치고 정리를 하던 중에 현장으로 누군가가 찾아왔다. 필자에겐 이미 반가운 얼굴이었으나 그 분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앤디’라는 사람을 찾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것이었다.



그는 필자가 처음 캐나다로 이주를 꿈꾸며 사전답사를 왔을 당시 만나 뵈었던 조경인이었다. 조경기술자로 취업비자를 내보려 여러 조경회사들을 찾아다니곤 했었는데 그 때 연이 닿아 만나 뵈었던 분이다. 비록 그분의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통해 취업비자를 받게 되었지만 그 분 역시 고마운 분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나는 뜻밖의 손님에 놀라며 인사를 건넸다.

“아... 그 ‘앤디’가 바로... “



신문에 실린 그동안 글들을 간간이 읽어보시고는 ‘앤디’라는 작자가 누구인지 궁금하셨던 모양이었다. 집 앞에 서 있는 작업 차량에 쓰인 ‘Andy’s Landscape’란 이름을 보시곤 그 앤디가 누군지 궁금해 한번 보러 들렀다며 그 앤디가 아는 사람이니 더 반갑다 하셨다.



어느덧 매주 한 글, 한 글 써 나간 게 스물아홉 번째가 되었다. 때론 시간에 쫓겨 다시 읽기엔 부끄러운 글들을 올리기도 했지만, 여하간 한번 거르지 않고 주말이면 컴퓨터 앞에 시간을 내어 글을 썼었는데 괜히 선배님이 보셨다니 부끄럽기까지 했다. ‘좀 더 신경 써서 글을 적을걸…’



미스터 리’라고만 알고 있었던 그 사람이 그가 궁금해 하던 ‘앤디’라는 것을 아시고는 참 반가워해 주셨다. 물론 필자도 정말 반가웠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다시 만나는 걸 보면 그 인연에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미스터 리’로서는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을 알릴 시간이 없었으나 그 동안의 글들을 읽어보셨다니 왠지 모를 친근감이 더 생겨서인지 마치 오랜 만남을 유지해 왔던 것처럼 편안했다. 그 분 역시도 마찬가지였던지 우린 서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며 현장 앞 도로변에 앉아 그렇게 두어 시간을 보냈다. 아마 미리 약속해 두었던 다른 일이 없었더라면 더 오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마저 들었다.



그분에게는 꿈이 있었다.



한국식 조경으로 꾸며진 공원을 만들고 싶다는…



그러고 보면 우린 가까운 곳에서 중국식 전통 조경이나 일본식 전통 조경양식의 공원을 찾아볼 수 있지만 아직은 어디에서도 한국식 전통 공원은 찾아볼 수 없다. 아쉬운 일이다. 어쩌면 이곳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그저 ‘아시아’ 또는 ‘차이나’의 한 부류로만 여겨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국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란 뮤직비디오가 세계를 들썩거리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그 뮤직비디오를 볼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문화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더 크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여러 행사를 통해 춤과 노래, 음악 등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Korea’ 브랜드를 알리며 ‘한국’의 문화를 널리 전파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같다.



필자의 욕심일까. 한국 전통 양식의 공원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공원을 찾는 한국사람들은 필자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볼 때와 비슷한 어떤 뿌듯함을 분명히 느끼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곤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된다.



이 많고 넓은 캐나다의 공원에 ‘한국식 전통 정원’ 한 곳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 꿈을 이루기 위해 무료로 시공하겠다는 업체 사장님도 한 분 있으시고 그분의 꿈에 크게 공감하는 또 다른 조경인 하나도 여기에 있는데…



두어 시간의 대화를 통해 필자의 ‘꿈 목록’에 또 하나의 ‘꿈’이 추가되었다.

하나의 꿈이 두 개가 되었으니, 두 개의 꿈이 세 개. 네 개로 불어나길 기대해본다.

꿈은 이루어질 테니까.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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