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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경 재료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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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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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11> : 살아있는 조경 재료 : 식물



봄이 되니 풀과 나무들을 많이 심는다. 더구나 필자는 조경업자로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이 시기에는 풀과 나무들을 특히나 많이 심는다. 그런데 새로 정원을 가꾸다 보면 항상 처음엔 심기 위해 캐내고 베는 일이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는 것 이상으로 캐내고 베는 일이 더 많다.



풀과 나무들이 살아있고 자란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보기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원에 식재(PLANTING)를 하는 경우가 참 많다. 특히 수 십 피트 이상을 자라는 전나무나 시다 종류를 집 가까이 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거의 몇 년은 넘기기 못하고 베어내어야 한다. 뿌리가 구조물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가지나 잎이 건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자라는 속도 또한 빨라 정원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집이나 다른 구조물이 훼손되는지도 모르고 심각한 상태가 되고 나서야 알아채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나무는 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는데도 말이다.



키가 잘 크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옆으로 잘 번식하는 나무나 풀들도 있다. 물론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음엔 예뻐서, 보기 좋아서 정원 한 귀퉁이를 빌려 정성껏 심어둔다. 몇 일을 또는 몇 날을 행복해하며 쳐다봐준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녀석이 잘 자라고 있는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러다 어느 날, 온 정원을 휘감아 말썽꾸러기가 되어버린 녀석을 발견하고야 ‘아, 언제 이렇게…’ 하고 후회를 한다.



조경재료 중에 가장 선택과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식물’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와 같이 일하고 있는 이들도 돌을 깔거나 옹벽을 쌓거나 하는 시공분야는 몇 번을 같이 작업하고 나서는 쉽게 따라 하는 편이지만, 식재(PLANTING,나무심기 작업)와 전지작업(PRUNING&TRIMMING)에 있어서는 숙지하는데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그러면 어떻게 풀과 나무를 선택해야 할까.



풀과 나무들을 구입하러 가면 화분마다 모종마다 작은 꼬리표(TAG)가 붙어 있다. 최소한의 정보이지만 살펴보면 어떤 환경을 좋아하고 얼마나 자라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잘 표기되어 있다. 적어도 비싼 돈 들여 집으로 모셔오자면 그 정도 정보는 알아두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베어내고 뽑아낼 때의 안타까움과 아쉬움, 풀과 나무에 대한 미안함을 생각하자면 정말 그 정도의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줄 필요가 있다.



얼마나 자라는지의 문제뿐 아니라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볕을 많이 받고 자라야 건강한 잎과 예쁜 꽃을 보여주는 나무를 하루 종일 볕도 잘 들지 않는 곳에 두면 모양이 점점 일그러지고 오히려 보기 흉한 나무로 변하고 만다. 대부분의 풀과 나무들은 볕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간혹 직사광선에 약한 녀석들도 있다. 배수가 잘 되어야 하는 녀석들, 물 관리에 신경을 써 줘야 하는 녀석들. 비료가 많아야 하는 녀석들.



각 식물의 특성은 정원을 관리해 나가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가지가 잘리면 잘린 곳에서 바로 새싹이 올라오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그대로 그 가지에서는 영영 새 가지가 자라지 않는 종류도 있다. 전지작업도 종류에 따라 시기와 방법이 다르다. 꽃나무는 주로 꽃을 본 이후에 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좋고, 열매나무는 열매를 본 이후에 가지 정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풀과 나무는 살아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자란다. 종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르게 자라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는 자신의 상상력에 불을 붙여야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원 모습을 떠올려 봐야 한다. 1년, 3년, 5년, 10년, 20년 뒤 모습을 상상해 봐야 한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정원은 변하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풀과 나무가 있는 정원은 느리지만 항상 자라고 변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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