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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물주기(관수 灌水)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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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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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14> : 물주기(관수: 灌水) 요령



매주 일요일 오전만 되면 커피 한 잔 내려놓고 노트북 앞에 앉아 이번 주 칼럼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주로 한 주 동안 있었던 일 중에 누군가가 필자에게 질문한 내용이 어떤 게 있었나 생각해보고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글을 쓴다.



오늘은 지난해에 시공했던 한 고객과의 만남에서 글감을 가지고 와야 할 것 같다. 집 뒷마당이 바닷가에 닿아 마당에서 바로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구조를 가진 그림 같은 집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정원에서 볕에 약한 몇몇 풀들이 햇볕에 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물주는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물으니 이른 아침에 한 번. 그리고 낮 12시에 또 한 번을 준다고 한다.

볕이 따가운 장소에서는 특히 오후 물주기는 자칫 위험할 수가 있다. 물이 열기를 식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식물을 타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오전이나 오후 늦게 물주기를 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으나 필자는 이왕이면 오전 일찍 물주는 것이 오후보다 좋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식물의 뿌리가 물에 오랫동안 담겨 있는 것보다는 빠른 시간에 말라버리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뿌리가 물에 오래 담겨있을수록 뿌리는 약해지고 병충해에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식물에서 배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난 번에 한번 얘기한 바 있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물을 듬뿍 주되 빨리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좋다.

아침에 듬뿍 주는 물주기는 해가 뜨면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빠른 시간에 말라버린다. 오전에 듬뿍 마시는 물만으로도 거의 대부분의 식물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기르고 빨리 마르는 환경 조건에 적응하여 뿌리는 더욱 깊게 튼튼히 자리 잡는다.

저녁에 듬뿍 주는 물 역시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밤새 마르지 않고 뿌리 주위를 습하게 만든다. 그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물이 적당히 마른다. 다른 말로 하자면 배수가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뿌리에 물이 오랫동안 담겨 있는 것보다는 듬뿍 주고 빨리 말리게 두는 것이 더 좋다.

대부분의 나무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그 심어진 자리에 적응한다. 그래서 따로 물주기를 하지 않아도 잘 버틴다. 하지만 화초와 같은 작은 식물들은 심어둔 지 오래되어도 물주기를 신경 써 주는 것이 좋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나 풀들은 반듯이 물주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심은 후 최소 한 두 달 정도는 꼭 물주기를 잊지 말아야 하고 한 번 줄 때 듬뿍 주는 것이 좋다. 뿌리가 자리를 잡고 나무나 풀들이 적응하기까지는 반듯이 관심을 두고 돌보아 주어야 한다.

화분에 담겨 있던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면 더욱 더 물주기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화분에 담겨있던 식물들은 화분 속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잔뿌리들이 화분 속에 그대로 남아 있지만 집에서 장소를 바꿔 옮겨 심은 나무들은 뿌리를 떠 낼 때 잔뿌리들을 손상 받게 된다. 나무를 살리는 것은 큰 뿌리가 아니라 잔뿌리들이다. 옮겨심기 위해 뿌리를 떠낼 때 잔뿌리의 손상이 많으므로 잔뿌리가 다시 생겨 자리 잡을 때까지는 물주기를 듬뿍 주어야 한다.

흔히 옮겨 심은 나무 물주기를 할 때 ‘죽을 쑨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구덩이를 파고 옮겨 심을 나무를 자리잡은 뒤에 흙을 덥고 물을 줄 때 마치 죽을 쑤듯이 뿌리 안쪽까지 물을 듬뿍 담가 흙을 죽처럼 만든다는 뜻인데 그렇게 하면 뿌리와 흙과의 빈 공간을 흙으로 채울 수 있어 잔뿌리가 마르는 것을 방지하고 새 잔뿌리의 뿌리 내리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심는 나무는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과 같다. 그 자리에서 적응할 때까지는 물주기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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