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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풍수지리로 본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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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K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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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스칼럼 <20> : 풍수지리로 본 조경



캐나다로 이주해 오면서 더는 풍수라는 말을 듣기 어려울 줄 알았다.

지극히 동양적이고, 동양다운 것 중에서도 왠지 믿음이 덜 가는 미신 같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이곳 밴쿠버에서 ‘풍수’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특히, 중국인 고객층을 상대할 때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풍수’라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아도 어떻게 정원을 디자인할 지를 얘기하다 보면 풍수의 개념을 기본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한국인들도 풍수에 대해 은연중에 많은 상식을 가지고 있다.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 ‘수맥’ 등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고 해당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남향집이 좋은 이유를 안다. 여름에 해가 집으로 많이 들지 않고 겨울에 해가 집안 깊숙이 드는 것도 안다. 서향집이 여름 해 질 무렵이면 더 덥다는 것도 잘 안다. 어떻게 해야 복이 들어오고 나가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복’이라는 것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라는 개념은 가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상세한 풍수는 아니지만, 어렴풋이나마 풍수에 대한 기본 상식은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서양 조경학의 입장도 ‘풍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묏자리를 잡는 ‘음풍수’를 말하는 것이 아닌 주택에 관한 ‘양풍수’를 말한다.

풍수를 조경에 접목해 현대적인 해석을 해보자면 일종의 ‘경관학’과 연관이 많은 것 같다. 필자는 풍수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힌다. 그저 대학 시절 관심이 있어 몇 번의 특강을 쫓아다닌 것과 책 서너 권을 읽어봤을 뿐이다. 하지만 경관학을 공부하면서 풍수와 경관학과의 연관성에 대해 재미난 상상을 많이 하곤 했다.

경관학이란 경치를 보는 것에 대한 학문이다. 필자가 전공과목 가운데 가장 관심을 두고 신 나게 공부했던 분야이기도 했다. 경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관점도 있지만, 경치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대한 관점도 있다. 착시 현상 등도 경관학에서 다루는 재미나는 소재 중에 하나다.

경관학의 재미난 이야깃거리는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풍수이야기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하여간 경관학적으로 본 풍수는 경치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보이는 것에 따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고 환경이 달라지므로 미래가 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앞산의 모양이 거북이와 같은데 거북이가 들어오는 형국인지, 돌아나가는 형국인지, 아니면 떡하니 자리 잡은 형국인지에 따라 보는 사람도 기분이 달라진다. 거북은 좋은 의미이고 그 좋은 의미가 들어오는지 돌아나가는지 자리 잡았는지는 바로 좋은 것이 들어오고 나가고 자리 잡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느낌’

풍수는 바로 사람에게 그 ‘느낌’을 제공하고 움직이게 한다. 그 ‘느낌’은 그 사람의 주변과 미래를 바꾼다. 뭐, 이런 식의 개념이 바로 경관학적으로 본 조경 풍수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정원이 아늑하고 왠지 따뜻하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게 풍수일 것이다. 서양사람들도 ‘COZY’ ‘HOMELY’라는 말을 써가며 표현한다. 편안하고 아늑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휑하고 썰렁한 정원은 풍수학적으로는 복이 새는 형국으로 본다. 복은 들어오고 화가 나가는 형국이란 보면 볼수록 ‘코지(COZY)’하고 ‘홈리(HOMELY)’한 형국이라는 말이다.

요즘은 건축, 인테리어, 가구 배치, 연회장 좌석 배치, 꽃다발 등에도 풍수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곤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풍수를 모르더라도 이미 기본적인 ‘코지(COZY)’ ‘홈리(HOMELY)’한 배치방법을 몸으로 익히고 있다. 약간의 풍수지식만 더해 풍수적인 해석만 덧붙일 수 있다면 바로 풍수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보면 기분 좋고 쓰기에 편리한 디자인,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디자인이라면 이미 풍수적으로도 풍성한 디자인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앤디 리

앤디스 조경 대표

www.andyslandscap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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