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교민게시판 팔렛 도둑 작성자 정보 작성자 enderby 작성일 2021.04.28 20:04 컨텐츠 정보 조회 6,121 목록 게시물 옵션 글수정 글삭제 본문 팔렛 도둑 일요일과 월요일 쉬고 화요일에 Depot를 열기 위해 나갔는 데 건물 서편 끝자락에 세워둔 팔렛(Pallets)을 누군가 10여개 가져갔다. 지난 주에도 대여섯개가 없어졌는 데. 거지나 가난한 사람들은 가져갈 성질의 물건이 아니다. 팔렛으로 물건들을 쌓아 보내거나 하는 성질의 물건, 즉 어떤 형식으로든 지 사업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물건들이다. 같은 자리에서 6년넘게 이 Depot를 하지만 그전에 경험해 보지 못하는 일들이다. 물론 3년전에 사람 한 사람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옆문 유리를 깨고 누군가 들어와 Depot 안을 죄다 뒤지고 갔지만 없어진 게 하나도 없었다. 빈 손으로 들어와 손에 들고갈 현금이 필요했을터 인데 노트북도 그냥 두고 빈 수표 몇 장도 있었는 데 그대로 있었으니. 아시다시피 현금을 많이 취급하는 이 사업인 만큼 끝나고 나선 현금을 가게안에 두지 않는 게 철칙이다. 그러나 밖에 둔 팔렛들은 그걸 실어가기 위해선 PickupTruck이나 Cargo Van이 필요하다. 그만큼 여유있는 사람이 도둑질을 한 것이다. 그나 저나 팬더믹이 길어지고 그래서 다들 어려워서 그런지 물건들을 적재하여 보내는 팔렛이 없어진 것을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든다. 늙으면 근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들 한다. 하여 나더러 근력에 더 신경을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문 닫을 때 밖에 있는 팔렛들을 팔렛 잭으로 건물 안으로 들여 놓고, 아침에 나와서는 다시 밖에다 내 놓고 하는 식으로 팬더믹이 종식될 때까지 해야 겠다. 이튼날 아침에 우리 Depot 서편 끝자락에 있는 2층 주상복합건물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찾아오셨다. 자기 폰에 사진을 가지고. 자기 집 CCTV에 찍인 사진이다. 저녁 9시가 채 안되어서 흰색 Toyota SUV 한대가 우리 팔렛 10여개를 실은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이 할아버지 멋지시다. 겨울이 끝나는 이른 봄에 날씨가 좋은 오후나, 늦가을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즈음의 스산한 오후에 자기집 차고 앞에 커피 볶는 기계를 내놓고 원두커피를 볶는다. 커피 볶는 향이 주변을 온통 뒤덮는다.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어킨다. 이 할아버지의 그런 수고와 또 이를 알고도 방치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도둑질을 방조한 혐의(?)를 받을까봐 RCMP에 가서 신고한다.[도둑질하지 말라(출애굽기 20:15)] SNS 공유 관련자료 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게시물 옵션 글수정 글삭제